연륜을 수 없이 넘겨온 선진들은
왜 그리 인생을 덫 없다 했는가?
꿈을 꾸던 야망도
큰 소리 치던 자신감도
세월을 이겨온 주름살 앞에는
고개를 숙인다.
이내 한 몸 여태까지 살면서
이루었던 큰일들이
왜 이리 작게만 보이는가
흐르는 물같이
떠다니는 구름같이
그렇게 가건만
오늘도 내 앞에 처리할
서류더미가 가슴을 누르네
그렇다고 울 수 있나
그렇다고 날 수 있나
일상을 탈출하여 한없이 달리는
기차를 몰아라
날 잡아 울어대고
말 없는 산을 원망해보라
터질듯 한 가슴을 부여잡고
모순을 찍어내라
그래도 덫 없거든
그냥 웃어넘겨라
미련을 둔다고 멈춰주는
인생이 아니기에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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